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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이 시작되면 제 아이들에게서도 보이는 모습이 있습니다.
바로 음식 저장, 일종의 ‘비축하기’입니다.

낮 동안 먹고 싶은 것을 보면 조금 떼어내서 자기만의 비밀 장소에 두었다가, 단식을 깨는 시간에 먹으려고 합니다.
흔한 일이죠.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격려하기 위해, 나중에 맛있는 간식을 먹을 생각으로 버텨나가는 겁니다.

물론 그 간식이 건강한 음식일 가능성은 적습니다. 대체로 정크푸드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눈은 원하고, 배도 처음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라마단 동안에는 식사가 몇 번 안 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중요해집니다. 영양 있고 유익하며, 몸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음식과 음료는 본래 우리를 살리고 이롭게 하도록 주어진 것입니다.

여기, 금식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몇 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라마단에 단식을 하면서 이 교훈들을 배우도록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1. 낭비를 피하기

온종일 단식을 하다가 물을 마셔 본 적이 있나요? 그 물 한 모금, 그리고 대추야자는 그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게 느껴집니다.

한 번은 제가 단식을 깨면서 종이컵에 남아 있던 김빠진 탄산음료밖에 없었던 적이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버렸을 그 음료를, 저는 아껴가며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마셨습니다.

라마단에는 낮 동안 먹지 않으니, 음식물을 낭비하는 일은 더욱 경계해야 합니다. 남은 음식은 새벽 식사에 먹을 수도 있고, 저녁에 남은 것은 이웃에게 나눠 줄 수도 있습니다.

접시에 남기지 말고 다 먹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언자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손가락과 그릇을 깨끗이 하라. 어느 부분에 복이 있는지 너희는 알지 못한다.”

라마단의 금식은 우리에게 낭비를 피하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는 진정한 배고픔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매일 겪는 고통을 더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음식의 소중함을 더 잘 알게 됩니다.

 

  1. 나눔의 선행

“나누는 것이 곧 돌봄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라마단은 음식을 나누는 실천을 통해 진심으로 이웃을 배려하게 합니다.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가까운 이웃 중에는 매달 배고픔을 겪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들과 음식을 나누고, 함께 식사하도록 초대하는 것은 서로를 향한 사랑과 배려의 표현입니다.

우리가 배고픔의 고통을 직접 느껴보면, 다른 사람들은 그 고통을 겪지 않도록 돕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기부하거나 음식을 나누게 됩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마단은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도록 동기를 줍니다.

예언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 하나님의 사도여, 우리는 먹지만 배부르지 않습니다.”
그분이 말씀하시길: “혹시 따로따로 먹지 않느냐?”
사람들이 대답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그분이 말씀하시길: “함께 먹고 시작할 때 ‘비스밀라’를 말하라. 그러면 음식에 복이 있을 것이다.”

 

  1. 양보다 질

라마단이 진행되면서 우리는 몸이 진정으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더 잘 알게 됩니다. 그리고 점점 더 좋은 음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과일, 채소, 그리고 물 같은 단순하지만 건강한 음식이 금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밤 시간 동안 흡수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몸에 유익한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야 단식을 잘 지킬 수 있고, 밤에 기도와 예배를 드릴 힘도 얻게 됩니다.

 

  1. 자기 절제

단식은 매일 우리에게 재미있는 정신 훈련을 시킵니다. 마치 낙타가 사막 여행을 앞두고 물을 잔뜩 마시는 것처럼, 밤에 많이 먹어야 다음 날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입니다.

음식과 음료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둔해지고 짜증이 나며, 몸도 무거워집니다.
배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는 다음 날 단식이 더 어려워집니다.

오히려 적당히 먹을 때 몸이 더 잘 반응하고, 위도 쉴 수 있습니다. 몸을 절제하고, 소화기관을 아껴주는 것은 곧 자기 자신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입니다.

눈앞에 있는 것을 참는 법을 배우는 것은 다른 삶의 영역에도 도움이 됩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는 것들을 절제하는 훈련이 되는 것입니다.

 

  1. 눈과 배는 똑같은 크기

“눈이 배보다 크다”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라마단 초기에 흔히 생기는 일입니다.

낮 동안 배고픔을 견디며 저녁을 기다리다 보면, 잔뜩 음식을 준비하거나 사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막상 단식을 깨는 시간이 되면, 생각만큼 먹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자신의 ‘용량’을 알게 되고, 접시 가득 음식을 담기보다는 필요한 만큼만 먹게 됩니다.

예언자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담의 자손이 배보다 더 나쁘게 채운 그릇은 없다. 허리를 곧게 세울 만큼의 몇 조각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꼭 필요하다면, 음식은 3분의 1, 음료는 3분의 1, 숨쉴 공간은 3분의 1을 남겨두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단식의 위대한 교훈을 직접 경험하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몸을 단련하고, 영혼을 강하게 하며, 하루하루와 매 끼니를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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